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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바이 백성희, '3월의 눈'처럼 돌아오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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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날짜 [ 2016년01월12일 15시20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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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피면 같이 웃고 꽃이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12일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가수 장사익(66)이 시인 천상병(1930~1993)의 시에 멜로디를 붙인 '귀천'에 이어 부른 구슬픈 백설희(1927~2010)의 '봄날은 간다'를 들었는지, 백성희(91·이어순이)의 활짝 웃는 영정 사진과 걸개그림에 봄기운이 깃들었다.
봄은 백성희의 노년을 장식했다. 2011년 이 극장의 개관작인 연극 '3월의 눈(雪)'에서 실재와 환상을 오가는 '3월에 내리는 눈(雪)'처럼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이순'을 연기했다.
이어순이의 이순은 세상을 떠났지만, 홀로 남은 남편 '장오'가 힘들 때마다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녀가 '3월의 눈'에서 흥얼거리던 노래도 '봄날은 간다'였다.
처음 출연한 영화 '유전의 애수'(감독 유현목·1956) 이후 유일하게 출연한 영화 제목도 '봄날은 간다'(감독 허진호·2001)다. 실연을 당한 손자 '상우'(유지태)에게 "버스와 여자는 떠나면 잡는 게 아니란다"고 담담히 말하던, 할머니를 연기했던 백성희는 봄날이 미처 오기 전 봄날처럼 떠났다.
'3월의 눈'은 백성희·장민호(1924~2012)를 위한 작품이다. 이 극장은 백성희와 앞서 약 3년 전 세상과 먼저 작별한 장민호에게 헌정된 극장이다.
이날 백성희의 연극인장 영결실은 고인의 마지막 무대였다. 백성희가 고이 누운 관이 무대 한 가운데 자리 잡았다. 그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추모낭독·추모사·조창·조사, 추모 영상 등이 이어지고 그녀 인생의 마지막 관객들인 조문객 200여명이 이를 지켜봤다.
백성희는 2013년 말 명동예술극장에 오른 연극 '바냐아저씨'에 '마리아' 역으로 특별 출연하기 전 그해 3월 이 극장에 오른 '3월의 눈'에 마지막으로 출연했다. 주연작으로 따지면 이 연극이 유작인 셈이다.
'3월의 눈'을 연출한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끊임없는 흘러나오는 눈물 때문에 미리 준비한 추모사 '백성희 선생님을 떠나보내며'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그는 "이제 장민호 선생님 떠나시고 선생님 마저 떠나셨으니 이 극장은 전설의극장으로 남게됐다"며 "두 분께 헌정한 '3월의 눈'을 만들고 직접 연기를 하는 걸 본 건 생애 큰 축복이다. 우리의 부박하 삶을 어루만지는 연기예술을 잊지 않을 거다"라고 슬퍼했다.
이순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다시 돌아온 사람이었고 세상에 남아 있는 남편이 힘들고 연약해지는 순간마다 햇볕 같은 미소로 용기를 줬다며 "비록 선생님의 육신은 이승을 떠나지만, 선생님과 함께 했던 추억과 역사는 이곳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계절이 되면 내리는 눈처럼 다시 돌아오셔서 우리를, 무대를, 한국 연극을 지켜봐주시리라 믿는다."
영결식 서두에 백성희의 약력을 소개한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한평생 연극만 하시면서 찬란한 인생을 남기시고 우리 곁을 떠났다"며 "70년 연극 외길 인생, 예술에 대한 사랑, 투철한 직업 정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은 우리 곁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자는 지난해 말 출간된 백성희의 회고록 '백성희의 삶과 연극, 연극의 정석'의 일부분을 추모 낭독했고, 명창 안숙선은 이윤택 연출이 쓴 조시에 작창한 조창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백성희와 60년 간 연기인생을 함께 한 절친한 후배 배우 김금지는 "항상 연기 교과서였다"고 돌아봤다.
이날 사회를 본 배우 손숙은 "무대 뒤에서 간절히 기도하다가도 무대 위에 서면 꼿꼿한 자세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관객들을 압도하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울지 않고 행복하게 보내드리려 한다. 육신은 떠났지만 무대에 혼은 함께 하기 때문"이라고 추모했다.
명예장례위원장인 임영웅 연출을 비롯해 안호상 국립극장장, 배우 신구·오현경·최불암, 박계배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 송승환 PMC 프로덕션 회장, 극작가 배삼식,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김신영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박장렬 전 서울연극협회 회장 등 약 230명이 찾았다.
백성희는 1972년 국립극단 사상 최초로 시행된 단장 직선제에서 최연소 여성 국립극단 단장으로 선출됐다. 그 해는 국립극장이 명동에서 장충동 국립극장으로 이전한 해이기도 하다. 회고록에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기억을 꺼내기도 했다. 영결실 이후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해오름극장 무대에서 만가(挽歌)와 씻김 굿 등이 함께 하는 노제가 진행된다. 국립창극단 단원들과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 팀 등 48명이 참여한다. 이후 고인은 경기 성남 분당메모리얼파크에서 영면하게 된다.
출처/뉴시스
이순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다시 돌아온 사람이었고 세상에 남아 있는 남편이 힘들고 연약해지는 순간마다 햇볕 같은 미소로 용기를 줬다며 "비록 선생님의 육신은 이승을 떠나지만, 선생님과 함께 했던 추억과 역사는 이곳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계절이 되면 내리는 눈처럼 다시 돌아오셔서 우리를, 무대를, 한국 연극을 지켜봐주시리라 믿는다."
영결식 서두에 백성희의 약력을 소개한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한평생 연극만 하시면서 찬란한 인생을 남기시고 우리 곁을 떠났다"며 "70년 연극 외길 인생, 예술에 대한 사랑, 투철한 직업 정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은 우리 곁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자는 지난해 말 출간된 백성희의 회고록 '백성희의 삶과 연극, 연극의 정석'의 일부분을 추모 낭독했고, 명창 안숙선은 이윤택 연출이 쓴 조시에 작창한 조창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백성희와 60년 간 연기인생을 함께 한 절친한 후배 배우 김금지는 "항상 연기 교과서였다"고 돌아봤다.
이날 사회를 본 배우 손숙은 "무대 뒤에서 간절히 기도하다가도 무대 위에 서면 꼿꼿한 자세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관객들을 압도하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울지 않고 행복하게 보내드리려 한다. 육신은 떠났지만 무대에 혼은 함께 하기 때문"이라고 추모했다.
명예장례위원장인 임영웅 연출을 비롯해 안호상 국립극장장, 배우 신구·오현경·최불암, 박계배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 송승환 PMC 프로덕션 회장, 극작가 배삼식,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김신영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박장렬 전 서울연극협회 회장 등 약 230명이 찾았다.
백성희는 1972년 국립극단 사상 최초로 시행된 단장 직선제에서 최연소 여성 국립극단 단장으로 선출됐다. 그 해는 국립극장이 명동에서 장충동 국립극장으로 이전한 해이기도 하다. 회고록에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기억을 꺼내기도 했다. 영결실 이후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해오름극장 무대에서 만가(挽歌)와 씻김 굿 등이 함께 하는 노제가 진행된다. 국립창극단 단원들과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 팀 등 48명이 참여한다. 이후 고인은 경기 성남 분당메모리얼파크에서 영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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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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