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5일 지난달 23일에 이어 두번째로 청구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구속영장을 또다시 기각했다.
서울서부지법 박승혜 영장전담판사는 전날인 4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40분 가량 안 전 지사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후 9시간에 걸쳐 관련 내용을 살펴 본 다음 이렇게 결정했다.
박 영장전담판사는 "범죄 혐의에 대해 다퉈볼 여지가 있고 피의자가 도망할 우려가 있다거나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기각사유를 설명했다.
구속 영장이 기각 됨에 따라 영장실질심사 심문 이후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남부구치소에서 대기던 안 전 지사는 오전 2시 40분께 대기하고 있던 차를 타고 귀가했다.
앞서 검찰은 안 전 지사에 대해 첫번째 구속영장과 동일하게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에 대한 형법상 피감독자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등을 두번째 구속영장에 적시한 바 있다.
두번째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안 전 지사는 자신이 갖고 있던 김지은씨와의 업무용 휴대전화의 내용을 다 지우고 유심칩을 빼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안 전 지사 측은 "업무용 휴대전화는 전임 수행비서가 후임자에게 넘길 때 모두 지웠다"며 삭제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김지은씨 측이 "업무의 연속성을 위해 기록을 지우지 않았다"고 검찰에서 진술하면서, 검찰은 안 전 지사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는 것을 구속 영장 청구의 근거로 추가로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소인들을 돕는 단체인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이날 오전 "앞으로 신속한 기소 및 공정한 재판을 통해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길 기대한다"며 영장 기각에 유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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