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조건없는 드루킹 특검'을 촉구하면서 무기한 노숙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앞서 이날 오전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회동을 하고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단식 투쟁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했다.
회동에서 민주당은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시 드루킹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원내대표는 조건없는 특검 수용을 주장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추진은 논의 대상도 시기도 아니라면서 논의한다해도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나온 이후에 논의해 볼 대상이라는 입장으로 민주당과 맞서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김 원내대표의 단식 투쟁에 대해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가 양보를 하고 했는데 본인들 요구대로 안 하면 못받겠다는 거 아니냐"며 "끊임없이 노력했음에도 걷어찬 것에 대해 협상은 어렵겠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11일에 마무리되는 만큼 그 전에 협상이 진행돼 김성태 원내대표가 단식 투쟁을 중단할 수 있을 지 여부가 주목된다.
"굶으면 죽는다"는 지난 1983년 전두환 정권의 독재 타도를 외치며 23일 간 단식 투쟁을 했던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단식을 끝내고 한 말이다. 이 명언처럼 단식투쟁은 목숨을 담보로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한 극단적 의사표현수단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단식투쟁을 풀고서 또 어떤 다른 소회의 말을 내놓을 지 궁금해진다.
한편, 김 원내대표의 단식 투쟁과 관련해서 그간 정치인들의 단식 역사도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1983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3주년을 맞아 정권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단식 투쟁을 벌였던 김영삼 신민당 총재가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 5개 항을 내걸고 단식했지만 전두환 정권은 강제로 병원으로 이송시켰다.
병원에서도 단식을 이어갔고 이 사실이 외신에까지 알려지면서 김영삼은 결국 가택연금 해제라는 성과를 얻었다. 당시 김영삼의 단식투쟁은 전국적인 민주화 투쟁에 불을 붙여 결국 직선제 개헌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90년 당시 평화민주당총재로서 지방자치제 시행을 요구하며 13일 간 단식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노태우 정권은 지방자치제 실시를 최종 합의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