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밝힌 '정윤회 文件' 의혹과 수사 결과]
②鄭씨 홍천에 은거했나 - 鄭씨 휴대전화 기록 추적 결과 주로 서울에서 거주
③鄭씨 만나려면 7억원 필요? - 문건 속 金씨 "鄭씨 얘기하다 근거없이 맞장구친 것"
④누구 말 듣고 문건 만들었나 - 박동열씨한테 들었다지만… 朴씨는 "그런 말 안해"
⑤박지만 회장 미행說 - 등장 인물부터 상황까지 모두 朴경정이 꾸며낸 말
⑥조응천·박관천은 왜? - 동기는 진술 안해… 박지만 회장 이용하려 한 듯
5일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검찰은 '정윤회 문건'을 조목조목 언급하며 문건 내용을 허위(虛僞)로 결론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연말 정국을 뒤흔든 이 문건은 박관천(49) 경정이 풍문을 짜깁기해 꾸며낸 것이며 그의 직속상관이었던 조응천(53) 전 공직기강비서관은 민감한 내용임에도 사실 확인 절차 없이 엉터리 '감수(監修)'를 거쳐 청와대 상부에 보고했다는 것이다.
①정씨와 '십상시' 정기 모임은?
검찰은 "없다"고 했다. 정윤회 문건에는 '정씨가 매월 2회 상경해 강남 J중식당 등에서 '십상시(청와대 비서관 등을 의미)'와 주기적으로 모여 청와대 내부 동향 등을 보고받았다'는 대목이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게 검찰의 수사 결과다. 검찰은 그 근거로 정씨의 최근 1년간 통신 내역을 포함해 청와대 인사들의 본인 명의 휴대전화와 업무용 휴대전화 전체에 대한 통신 분석 자료를 제시했다. 검찰은 최신의 통합 디지털증거분석시스템(IDEAS)을 통해 분석한 결과 시사저널과 세계일보의 정윤회씨 관련 보도 이후인 지난해 3월 24일~4월 3일, 지난해 11월 24~29일 이재만·안봉근 비서관이 정씨와 수차례 통화한 것을 제외하면 정씨와 청와대 인사들 사이에 통화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문제의 J식당을 찾은 인사가 한 명도 없었다는 게 통신 자료 분석 결과였다.
②정씨가 홍천에 은거했다고?
검찰은 문건의 '강원도 홍천 인근에 은거 중인 정씨가 모임 때마다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는 대목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정씨의 휴대전화 통신 기록을 보면 지난 1년 동안 홍천과 횡성 지역에서 발신된 정씨의 휴대전화 기록이 4회에 불과해 정씨는 홍천에 살지 않고 주로 서울에 거주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이 부분 최초 발설자로 지목된 기업인으로부터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고 (문건 작성자는) 참 황당한 사람"이라는 진술을 받았다.
③정씨 만나려면 7억원 든다고?
문건에는 "최근 김○○은 사석에서 '내가 정윤회 비서실장을 잘 아는데 요즘 정윤회를 만나 부탁을 하려면 7억원 정도를 준비해야 한다'며 정윤회와의 친분을 과시했다"는 부분이 등장한다. 이 내용은 2013년 12월 조 전 비서관이 박 경정에게 말해줘 박 경정이 문건에 포함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문건에 언급된 김씨는 박지만 EG 회장의 먼 인척이다. 하지만 김씨는 "박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정윤회가 인사를 다 해먹는다'는 말이 나와 아무 근거 없이 맞장구쳤을 뿐"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④박 경정의 보고서 근거는?
박 경정은 문건의 '소스(원제보자)'로 일관되게 박동열(62) 전 대전국세청장을 지목했다. 지난해 1월 1일 박 전 청장을 만나 들은 말을 그대로 문건에 기재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박 전 청장은 검찰에서 "증권가 정보지에 나온 내용과 개인적 소회 등을 말했을 뿐"이라며 박 경정 주장을 부인했다. 검찰은 박 전 청장에게 증권가 정보지나 풍문을 전해줬다는 정보 담당 경찰관, 개인 사업자 등 6명을 조사했으나 이들도 풍문을 얘기했을 뿐 문건에 나오는 내용을 말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⑤정씨 박지만 미행했나?
전혀 근거 없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박지만 회장은 2013년 말 지인 김모씨로부터 정씨가 자신을 미행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박 회장은 한 달 뒤 박 경정으로부터 더욱 상세한 미행설을 들었다. '정윤회의 사주를 받은 남양주 카페 운영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미행한다'는 내용이었지만 박 경정이 꾸며낸 얘기였다. 이후 박 회장이 사석에서 미행설을 언급했다가 그 자리에 동석한 지인이 시사저널에 알려줘 보도됐다고 검찰은 설명한다. 박 경정은 자신이 만든 미행 보고서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검찰에서 자백했다고 한다.
⑥두 사람은 왜 그랬나?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 등은 범행 동기 부분에 대한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2013년 말 전후에 집중적으로 정윤회씨를 비방하는 문건을 작성해 박지만 회장에게 보고하는 정황 등으로 미뤄 '박 회장을 이용해 자신들의 역할 또는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에서 거짓 문건을 만들고 유출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⑦정씨 국정 개입 정말 없었나?
검찰은 정씨의 국정 개입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현재까지 정씨의 국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구체적인 범죄 혐의를 추단할 수 있는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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